우리는 로보토미 코퍼레이션 지부라는 낡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빛이 점점 시들어갈수록, 지하에서 풍겨오는 악취도 상당해진다.
우욱… 냄새가… 지독해요…
으음… 허파 속으로 쓰레기가 막 붙고 있소.
되려 머리가 맑아지는 냄새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 안에서 죽으면 전투가 끝나도 되살아나지 못해요.
되살아나…?
유행하는 개그인가 봐~ 에휴, 요샌 도시에 무슨 이야기가 떠도는지도 모를 정도가 되어버렸어~
오해가 조금 쌓인 듯했지만, 파우스트가 특별히 설명하려고 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나도 가만히 있기로 했다.
그보다는, 코앞에 있는 악취의 근원들이 눈에 밟히는 상황이었기에.
<죽은 이후로 시간이 상당히 지난 모양이야.>
정확한 관측이십니다. 시체의 붕괴기에 다다른 것으로 보이는군요.
어휴, 벌레들이 한창 잔치라도 여는 모양이네.
…얼른 서두르자고.
엥… 그렉? 자기 혹시 벌레 무서워해?
…이건 노파심인데, 설마 벌레 시체를 얼굴에 들이대는 유치한 짓은…
짠!!!
하지 않을 거라고 믿… 윽! 저리 치워! 뭐가 그렇게 웃긴 거야?
푸핫… 웃기잖아~ 벌레를 무서워하는 게 다른 사람도 아닌 자기일 줄은…
…그렉? 그렇게 싫었어?
…됐어.
거기! 장난은 그만 쳐라. 관리자님이 신경 쓰셔야 할 거리를 만들지 말란 말이다!
잠깐… 이 시체는 아직 온기가 있군요.
공격받은 건 꽤 최근인 듯 하구료.
어두운 표정으로 시체들을 살펴보던 유리의 표정이 서서히 밝아졌다.
우리… 아니, 로보토미 코퍼레이션 직원들은 아니네요.
여긴 이제 금광이나 다름없는 곳이 되어버려서, 어중이떠중이들도 모여든다더군요.
몇몇 해결사나 조직들 사이에선 로보토미 드림이나 엔케팔린 러쉬란 말이 도는 정도니까요.
로드, 엔러쉬… 멋있는 줄임이군…
하아, 조용히 있다가 기껏 말한다는 게…
그러한 잉글리쉬는 본래의 뜻을 가물하게 만들지 않겠소?
제 말이 그 말…
이상 씨, 뭔가 말수가 많아 진 것 같은데요?
이상하오?
그이는 원래 말수가 적지 않은 사람이에요.
최근에 조금… 바뀌었을 뿐.
관찰력이 높은 졸개가 많아지는 건 나쁘지 않은 일이지.
계속 지금의 상태를 유지해 줬으면 좋겠군. 가지.
마치 그대가 캡틴 같구료. 관리자께서 할 일이라고 보오만.
…제가 주제가 넘었습니다. 관리자님.
오티스는 허를 찔렸다는 듯 딱딱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내게 고개를 숙였다.
<아, 아니야. 내려가자.>
대부분의 시체는 일부가 기이하게 변해 있었다.
창자를 뚫고 나온 여러 쌍의 날개라던가, 괴상하게 꼬여버린 채 축 늘어진 더듬이들도 보였다.
우리가 아까 마주쳤던 자들이랑 비슷해 보이지 않나요?
그, 벌레 머리 하고 있던 사람들 말이죠?
조용, 전방에 거수자 포착.
오티스의 말 대로 복도 너머에는 다수의 그림자가 보였다.
(거수… 자? 가 뭐야?)
(거동 수상자… 적일 지도 모른다고.)
…음.
아마 모두의 머릿속에 같은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파우스트가 말했던, 지부에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환상체’라는 미지의 존재.
저 그림자의 주인이 그들일지도 모른다고.
…마주칠 수밖에 없겠군.
어이! 거기 누구야?!
하지만 그 무리는 사람이었다.
다행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어이없는 새끼들이네. 우리가 엔케팔린을 가져오면 그대로 뒤통수 갈겼을 것들이.
그, 그랬던 거였어요?
밑바닥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놈들한테 의리란 게 남아있을 것 같냐?
가진 놈들도 뒤통수를 쳐 때리는 판인데. 그런 말랑한 걸 기대하냐, 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