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층에는 유독 구더기들이 많이 보이네.
<차라리 벌레가 나아. 이전 층에 있던 환상체 같은 건 두 번 다신 보고 싶지 않아.>
풉.. 그거 그렉이 들으면 기뻐하겠다. 안 그래, 벌레 친구?
하지만 그레고르는 로쟈의 말을 듣고 있지 않았다.
…다들 아까부터 무슨 소리 안 들려?
소리라면 계속 들렸잖아요. 로쟈 씨, 이 상황에서까지 배가 고픈 거예요?
그, 그런 건 모르는 척하는 거야~ 응?
아니, 그거 말고… 마치…
여태 앞장조차 서지 않았던 그레고르가 먼저 걸어가더니 홀린 듯 문을 열었다.
잠깐, 거긴 환상체 격리실…!
마치… 그때처럼…
아니다, 문은 이미 열려 있었다.
쏟아지는 황금빛을 그레고르만이 넋을 놓은 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레고…!>
우리… 시간 여행이라도 한 걸까요?
전장… 한복판.
…이, 이건… 꿈? 악몽? 왜, 왜 또다시…
그러니까 왜 전장 한복판에 있냔 말이야! 함정에라도 빠진 거 아니야?
아니요. 길을 잘 찾은 것 같군요.
멀지 않은 곳에 우리가 찾던 기술의 정수가 있습니다.
황금가지요?
네, 다들 이곳이 언제인지 알아보시겠나요?
눈이라는 게 있다면 한눈에 알아보겠지.
<어, 나는… 모르겠는데.>
솔직하게 밝혔다.
관리자님은 모르는 게 당연합니다. 관리자님께서는 눈이 없으시니.
그걸 변명이라고 하나요…
오티스는 당황한 기색을 가리려는 듯 헛기침을 두어 번 하고, 눈을 가늘게 뜨며 전장을 바라보았다.
소속을 과시하는 듯한 형형색색 촌스러운 깃발들이 나부끼는 걸로 봐선…
연기전쟁이 발발한 지 최소 70일 후…
…입니다, 관리자님.
어떻게 된 거지, 파우스트 씨? 이건…
…내 기억이잖아.
정확히는 자아심도예요.
당신의 마음속에 나 있는 하나의 길. 즉…
우리가 그레고르씨의 마음 안에 들어오게 되었다는 뜻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