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 경호원에 죄종들까지… 이거 귀찮아지는데…
무슨 좋은 수 없어, 그렉? 전쟁에서 선발대로 섰다며. 네가 나서 봐.
그게 왜 지금… 어, 밀지 마!
로쟈에게 떠밀려진 그레고르는 허우적거리며 혼자 떠밀려지게 되었고…
우리 사이에서 벗어나 곡괭이질을 하고 있는 노예와 맞닥뜨리게 되었다.
……?
…….
잠시 어색한 침묵이 둘 사이에 흐른 것 같았다.
이… 이봐, 그쪽이나 우리나 퍽 유쾌한 상황 같지는 않은데, 좋게 좋게 넘어가는 거 어때?
…….
우린 저 금고의 돈을 노리는 게 아니야.
물론 돈이 있으면 좋긴 하겠지만, 우리는 아래층으로 내려가고 싶은 거야.
귀찮은 일은 안 생기게 만들게. 못 본 척 보내주는 거 어때?
사… 사…
사천칠백구십이만안…
사천칠백구십일만안… 사천칠백구십…
알아듣게 얘기 안 하면 남.손.다.분이다.
사실 본인이 제일 알아듣기 힘들게 말하는 주제에 답답해졌는지, 료슈가 칼집을 움켜쥐었다.
아마, 남은 손가락을 다 분질러 버리겠다는 뜻인 것 같아요…
<…이쯤 되면 그걸 알아챈 네가 더 무서운 것 같아.>
갚아야 돼…
빚을 전부 갚아야… 가족들에게 돌아갈 수 있어…
곡괭이질 한 번당 1안씩이라고 했어… 사천칠백… 얼마… 더라… 아악! 말 걸지 마! 숫자 세야 되니까…
잠깐? 거기 웬 소란이지?
이런…
궁지에 몰린 그레고르가 갑자기 매우 부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이… 이렇게는 못 살겠다!
무슨… 말도 안 되는… 행패냐! 사람을 묶어 놓고 곡괭이질만 시키다니!
다 같이… 일어서자… 대항을 해보자…! 자, 도오올진!!
<…….>
…….
…….
너 뭐하냐?
프로파간다인가. 유감스럽게도 먹혀들진 않았군.
그렉… 저들은 말이야… 평생을 버러지처럼 남을 등쳐먹거나 자기들이 등쳐먹어진 자들이야.
그런 되도 않는 훈수 몇 마디로 갑자기 정신을 차리겠어?
…다음부터 선동 작전을 짜려면 그럴싸한 연기력부터 갖추고 오도록.
그렉… 태어나서 연기라고는 한 번도 안 해봤던 거야?
그만해… 나도 부끄러우니까…
그레고르의 무지막지한 발연기에 경호원들조차 잔뜩 열이 나버린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 서야 잠겨 있던 철창까지 활짝 열어젖히지는 않았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