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 펼쳐진 건 거대한 얼음성과, 어떤 것으로도 부서지지 않을 만큼 단단해 보이는 얼음들이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얼음처럼 투명한 머리카락을 가진 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가끔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마다 이곳으로 오곤 했어. 비록 네가 좋아하는 안락의자나 위스키는 없지만…
여기는 외투를 아무리 단단히 여며봐도 추위가 뚫고 들어와. 그래서 생각이 더 명료해져.
한기에 얼어붙은 듯 우리가 그자를 쳐다만 보고 있을 때, 로쟈는 그의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갔다.
먼저 와 있을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나와 대원들은 일찌감치 이곳으로 통하는 지름길을 알고 있었어.
이 지역의 부정한 것들을 통해서 얻어낸 자료였지. 대의를 위한 큰 힘이 묻힌 공간에 대한 자료 말이야.
하지만 이… 황금가지가 묻혀 있는 공간에만 근접하게 도달했을 뿐, 어찌할 방도가 보이지 않았지.
25구에 박혀 있을 줄만 알았는데, 그따위 조직범죄단 같은 수법이나 쓸 거면 계속 박혀있는 게 좋았을 것 같네.
소냐. 네 덕에 죄 없는 상인들도 전부 돈을 빼앗기고 있었어.
…그거 알아, 로쟈? 이곳은 원래 성에가 가득 끼어 있을 뿐인, 조금 기묘한 장소에 불과했어.
하지만 이것 봐. 지금은 거대한 성과 단단한 얼음들로만 뒤덮인 곳이 되었네.
네가 막 이곳으로 발걸음을 한 순간부터.
…마치, 내가 오면 변할 걸 알고 있었다는 듯한 말투네. 어떻게 알았지?
정보의 출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네가 알 필요는 없어, 로쟈.
애초에 나 때문이라고 어떻게 단언하지? 나는 뒷골목을 쏘다니는 마술사가 아니란 말이야.
어려울 것 없어. 그저 얼음 속 잠든 이들의 얼굴만 봐도 알 수 있지.
이것 봐. 네가 사랑했던, 하지만 동시에 속으론 내려보던 얼굴들이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