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퀴벌레 같은 새끼들…
대체 어디에서 온 거야… 이쯤 되면… 알려줄 때도 됐잖아…
우리는…
림버스 컴퍼니에서 왔다.
이제 좀 속 시원하군.
그러니까… 거기가… 대체 어딘데…!
아, 참고로 저와 에피는 이들과는 다른 부서랍니다. 같은 취급은 곤란해요.
…….
저 보스라는 자가 쓰러진 이유 중에는 답답해서 도진 화병도 분명 많은 지분을 차지했겠지.
심심한 위로라도 표하고 싶다.
그런데 진짜 이 옷을 입어야 돼? 땀 냄새에, 피 냄새에… 그리고 기분 나쁘게 쿰쿰한 냄새도 난단 말이야.
로쟈가 콩콩이파로부터 얻은 와이셔츠를 마치 쓰레기라도 주워 올리듯 두 손가락으로 집으며 툴툴거렸다.
윽, 털도 있어… 단테가 눈이 없는 게 부러운 적은 처음이야.
<앞은 보여…>
생각보다… 질은 좋아 보이는데? 얘네 생각보다 돈 잘 버나 봐.
나랑 바꿔. 내놔.
마, 맞춤형으로 제작된 옷이라 안 돼.
<…프리 사이즈라고 붙어있는데.>
내가 옷의 상표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는 걸 알아챈 에피가 발끈했다.
큭… 애, 애초에 너희가 전당포에서 그런 난리법석만 안 떨었어도 이 고생 안 했어.
괜찮아요. 전 한 번쯤 꼭 이런 옷 입어보고 싶었어요. 꼭 영화라도 찍는 것 같잖아요.
조금 떨리네요. 위장 잠입은 오랜만이라.
난 내키지 않는다. 이런 건 겁쟁이들이나 하는 짓이야.
저기, 누가 이 사람 입 좀 막아주면 안 되나요?
…갈비뼈까지 베일 각오가 되어있으면 해 보던가.
그레고르의 나지막한 한 마디에 수감자들이 저마다 픽픽대며 웃었다.
에피든 소드든, 그 말 뜻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쓸데없는 것이라고 판단했는지 표정을 고치곤 자개로 만들어진 것 같은 조그마한 통을 들어 올려 보였다.
…콩콩이파 보스에게서 얻은 소망통이다.
관리자, 당신에게 간단한 역할을 맡길게.
<무슨…>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몸짓이니 설명을 드려야겠네요.
관리자… 단테랬나. 카지노에 들어가기 전에 당신이 이걸 보관하고 있어.
<내가 이런 막중한 역할을 맡아도 되는 걸까?>
영 자신 없어 보인다는 몸짓이지만, 당신을 지목한 이유는 있어.
첫 번째. 도박판에 제일 중요한 건 포커페이스야.
아무리 표정 읽기에 능수능란한 그들이라도 시계의 표정까지 가늠할 수는 없어.
<…….>
두 번째, 당신이 관리자가 된 것엔 나름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나마 저 수감자들보다는 쓸 만할 거라는 내 막연한 믿음이야.
생각해보면 그랬다.
명색이 관리자로 입사는 했지만 카리스마는 커녕 수감자들의 협박이나 무시가 일상이며,
되살려 내기 외에는 그럴듯한 역할을 맡아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수감자들이 앞에서 땀방울이 휘날리며 싸울 때, 뒤에서 초조해하며 머리나 심장 쪽만 맞지 않기를 염원하는 신세가 아니던가.
나는 무거운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이걸 당신의 팔에 붙여. 당신은 이제 잠깐 동안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자가 될 수 있어.
그럼 여러분은 콩콩이파, 저희는 딜러. 서로 역할에 최선을 다해보죠.
그렇게 우리는 반드시 작전을 성공시키겠다는 결연한 다짐을 하며,
카지노의 문을 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