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우리 목적이 카지노 1층을 박살 내기가 아니라 꼭대기 층에서 벌어지는 갬블에서 이겨야 한다는 건 알고 있죠?
아직도 모르는 자가, 아니. 그런 것 따윈 아무래도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 자가 더러 있을 것이라 확신했지만 굳이 일깨워주진 않았다.
꼭대기 층에 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게임에 이겨야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니까…
우린 그럴 만한 양의 소망력이 있어야 해요.
우리가 힘겹게 쟁취한 소망력이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한 꺼 번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는 이야기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마음만 아플 뿐이니까요.
어쩐지 심장이 쿡쿡 찔리는 기분이 들어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이곳에서 최대한 많은 양의 소망력을 구할 수 있는 곳은 어디지?
입구에 저 룰렛입니다. 카지노에 온 손님들은 저 룰렛을 통해 오늘의 운을 시험하고 소망력을 뺏기거나 혹은 부여받죠.
그런가. 그럼 내가 기회를 봐서 저 룰렛에 달려있는 소망통을 가져오겠다.
<그게 가능하겠어?>
전 이것보다 더 규모가 큰 작전을 수도 없이 해보았습니다.
관리자님의 어처구니없는 실수 따윈 아무것도 아닙니다.
분명 현명한 판단을 흐리게 만든 폐기물들 때문일 테니까요! 저들의 말에 마음 쓰지 마십시오!
<어처구니… 그렇구나… 앗!>
우리가 이러한 계획을 세우고 있을 동안…
히스클리프는 이미 입구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야기에 집중해서인지, 혹은 아예 정신을 놓은 것인지.
우리 중 그 누구도 그의 행동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히스클리프?!>
젠장, 언제까지 입만 놀리면서 1층에 박혀 있을 건데?
그러더니 경호원들을 향해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너네 스스로 한심하지도 않냐?
저기 있는 금발 녀석은 피도 안 마른 햇병아리고,
그리고 저 관리자라는 놈은 기억이 해까닥 해서 제대로 무기도 잡을 줄도 모른다고.
그런 우리를 상대로 헐떡이기나 하는 꼴이라니…
큭..저, 저 자식이…
히, 히스클리프 씨… 너무해요…
<맞아, 너무해. 히스클리프.>
네 놈, 들고 있는 그 철퇴가 아깝다.
건방진 놈이…!
잔뜩 약이 오른 경호원이 휘두른 분노의 철퇴가 히스클리프를 향해 붕- 하는 위협적인 소리와 함께 날아왔고…
히스클리프가 아슬아슬하게 몸을 틀며 피함과 동시에 그 뒤에 있던 룰렛이 산산조각이 났다.
소망, 소망통이…!
비참히 깨져버린 룰렛에선 한때 소망력이었을 무언가가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소드는 단말마에 가까운 비명을 지르다 못내 입을 틀어막았고… 나는 차마 그 장면을 바라볼 수가 없어 고개를 돌렸다.
‘저는 이다음에 커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소망스티커가 될래요!’
소망스티커로서 세상에 나오지 못한 것의 마음의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야, 잘 들어. 너네.
우리랑 쌈박질하다가 이거 부숴 먹었다 실토하고 다 같이 묵사발이 될래?
아니면 그냥 우리 탓으로 편하게 돌리고 2층으로 보내줄래?
이, 이거… 자그마치 한 달 치 모인 운인데…
…….
2층으로 간다고 해도 너흰 무사하지 못할 거다…
어, 이미 무사하지 못했던 기억이 더 많아서. 충고는 고맙다.
철퇴에 아슬아슬하게 빗맞은 히스클리프는 한쪽 어깨가 빠진 채로 걸어왔다.
뭘 봐? 고쳐 주기나 해.
<…….>
결심했답니다. 오늘부터, 이 자들 앞에선 계획의 ㄱ자도 안 꺼내겠습니다.
깨달음이 늦었군요.
파우스트… 이럴 때는 그냥 가만히 있어 줬으면 좋겠어.
이렇게 우리는 비참하게 2층으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