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4D102A
꽃이 피던 구인회
이상
그간 평안하였는지 모르겠소.
바깥으로는 꽃이 피고, 드문드문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는구료.
꽃향기는 제멋대로 풍겨지나, 그들이 한데 섞이면 그건 그것대로 퍽 달큰한 향기가 되오.
그대도 맡아 본 적이 있을지 모르겠소.
홍루
동백이는 항상 얼굴에 그늘이 져 보여서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낭술회에서 보여주는 것엔 언제나 웃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아 보기가 좋네.
우리에겐 못다 한 웃음을 기술에서 대신 보여주는 거로 생각해도 되는 걸까?
동백구인회
…뭐, 자유롭게 생각하던가.
홍루
이상.
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
네 표정은 항상 종잡을 수 없어. 그래서 늘 의중이 궁금하단 말이야.
이상
지금껏 스쳐 간 이들 또한, 그대와 같은 물음을 던졌소.
허나 언어로 명료히 내어놓기에 걸맞는 재주도 없었거니와, 매끄러이 정리할 수 없을 정도로 묵지근하고 어지러워…
늘 백지를 건네고야 마는 것이, 나의 대답이었지.
…알잖소.
아무것도.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었던 것 같소.
나는 파릇하게 흩날리고 싶었으며, 서걱거리는 마음에 씨앗이 박히는 듯한 일렁임을 느끼곤 했지.
홍루
어때요, 제 연기는 볼 만했나요?
이상
…….
영지 형은 언제나 다정함이 넘치는 인물이었소. 누군가를 쉽사리 미워하거나 힐난하지 않았지.
그 점이 닮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