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S004A
메피스토펠레스 내부
카론
길이 열렸어. 하지만 베르, 메피가 달리기만 했어도 길은 뚫렸을 거야.
단테
<…뭐?>
<그럼 내가 한 건 뭐가 되는 거야?>
덜걱거리며 날뛰는 나를 보고 지레짐작했는지, 베르길리우스가 말했다.
베르길리우스
진정하시지요, 단테.
걸음마도 떼지 못한 아이에게 달리기를 시킬 순 없지 않겠습니까.
걸어볼 기회가 있다면 직접 걷고 나서 달리셔야죠.
그리고… 단테.
당신은 관리자… 저들의 ‘관리’를 하는 게 업무입니다.
나는… 길잡이. 어디를 가고, 어떻게 개척할지는 내가 판단합니다.
알겠습니까?
토 달지 말라고.
단테
<…말도 안 통하는 놈의 말을 듣고 순순하게 따르기만 하라는 거야?>
파우스트
…….
베르길리우스
째깍거리긴 하는데, 뭐라고 하는 거지? 파우스트 씨.
파우스트
별말 없었습니다.
베르길리우스
긍정을 성대하게도 하는군. 앞으론 고개만 끄덕여도 좋습니다, 단테.
카론
그럼 메피, 출발하자. 야호.
베르길리우스
카론, 기분이 어때?
카론
매우. 신나. 날아갈 것 같습니다, 카론.
베르길리우스
…좋아.
단테
<그래서 어디로 가는 거야?>
파우스트
베르길리우스, 그가 목적지를 묻습니다.
베르길리우스
하… 말했던 것 같습니다만, 단테.
단테
<목적지가 어디냐니까?>
그의 한숨과 함께 버스는 별안간 덜컹거리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