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 그렉, 혹시 저 치들과 아는 사이야?
응? 무슨… 이 뒷골목에 내가 아는 얼굴이 있을 리…
창문 밖을 확인한 그레고르의 표정이 삽시간에 굳어진다.
<…벌레 머리?>
지금까지 마주친 자들과는 달리 신체 일부가 벌레처럼 되어있는 자들이 보인다.
으와아… 단테, 머리가 시계라서 다행이야. 저런 거였음 쳐다볼 때마다 헛구역질했을 거 같아.
저거… 그레고르 씨랑 같은 강화 시술 아니에요?
저런 징그러운 벌레 대가리를 일부러 붙여 놓는다고?
가까이 붙지 마. 너한테도 해충 병 옮는다?
힉, 정말이에요?!
장난이야… 내 개그센스가 이상한 건가?
그레고르가 뒷머리를 벅벅 긁고 있자니, 버스의 엔진이 길게 기운 빠지는 소리를 내며 자리에 멈추었다.
과거 G사에서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그레고르 씨처럼 생체 무기 시술을 받았어요.
그레고르 씨, 예전 G사 출신이었어요? 그때 G사라면…
이스마엘이 무언가 생각 난 듯 미간을 찌푸렸지만 말을 삼켰다.
그레고르 역시 웃음을 짓고 있기는 했지만, 아까 굳어진 눈빛은 좀처럼 부드럽게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저런 분들은 평소엔 어디서 주무시는 건가요?
세상에는 하늘을 천장 삼고 별을 조명 삼아 사는 사람들도 많은 법이지.
아하, 풍류가 있는 분들이로군요!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닌 것 같은데…>
보아하니, 저들 역시 우리의 여정을 방해할 마음인가 보군.
내려야 하지 않겠어, 그레고르?
굳이 나를 집어서 말하는 이유는?
글쎄, 남의 추억을 내 입으로 떠들고 싶진 않은걸.
앞장서, 그레고르. 이유는 네가 잘 알잖아.
…고약한 사람이네, 당신.
버스 근처에는 벌레 머리를 한 군인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하… 어디 앞장서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넌 뭐야, 왜 우리랑 같은 팔을 가지고 있지?
가만… 낯익은 얼굴인데?
…주로 포스터나 잡지에 서식했던 적이 있지.
<그레고르, 알던 사이야?>
…그런 게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은데요, 관리자님. 옛날이야기 할 상황은 아니에요.
신경 쓰이긴 하지만… 아무렴 어때, 어쨌든 이 앞으로 못 지나간다.
<그렇군. 대화가 통하진 않을 것 같은 분위기야…>
그런데 이것들은 왜 대놓고 벌레 모습인 채로 다니는 거야?
어린애들은 마주치면 눈물부터 터뜨리겠어. 그렉처럼 티라도 덜 나면 좋잖아?
내가 특이한 케이스야. 대부분은 머리통에 무조건 곤충 부분이 붙어버리거든.
이걸…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 사람들, 우리가 로보토미 지부로 향하는 걸 막으려는 것 같았어요.
이들도 황금가지를 노리는 거야?
그럴지도.
그 정수를 원하는 자는 널렸으니까.
…각각이 바라는 소망도 다양할테고. 그렇지 않나?
왜 날 쳐다봐? 내가 알 리가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