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이네. 꼭대기 층까지는 올라왔는데 정작 소망력은…>
아~ 걱정 마. 안 그래도 입이 근질근질했는데, 드디어 왔네.
사실 아까 전당포에서 슬쩍한 소망력이 있어. 양이 조금 적긴 한데, 이 정도면 충분하지?
로쟈가 한 귀퉁이만 남은 소망스티커를 팔랑거리며 우리에게 보여줬다.
왜 진작 말을 안 한 거예요?
도박은 포커페이스여야 한다면서. 괜히 티 냈다가 발각당하면 피곤해지잖아.
대장 역할~ 잠깐 빌려도 되지, 단테?
딱히 대장 역할에 전념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전념했어도, 이 정도 상황이면 역할을 반납하고 무릎을 꿇는 게 맞겠지만.
…아까 같았으면 결사반대했을 거예요. 그래도…
잘 생각했어. 돈이 걸린 일이라면 나는 평생 져본 적이 없거든.
자…
선수 입장~
뭐야, 아직 다 안 왔나 보네. 멋지게 등장하고 싶었는데.
넌…?
내 이름은 로지온. 이곳 지하까지 가기 위한 도박을 하러 왔어.
푸합!
소망력 약탈자로 유명한 그 콩콩이파 보스를 드디어 만나나 싶었는데, 신원도 불확실한 주제에 너무 당당히 들어오는 거 아니야?
촌스러워~ 이 세계에서 중요한 건 신원이 아닐 텐데? 승자가 누구냐지.
뭐, 그건 맞아. 이곳까지 도달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격이 있는 거지.
반가워. 난 아이드야.
그리고 이쪽은…
아이고, 삭신아.
…로봇? 아니, 의체…?
뭘 보냐? 전신 기계 의체는 처음 보냐?
이거 너무… 구형 모델 아니야? 박물관에 있어야 될 것 같은 생김새인데.
옛것이 좋은 것이지. 여러 번 덧대었더니 웬만한 신형보다 튼튼혀.
그나저나 갸는 왜 이렇게 안 오는 거냐? 건방진 자식이 중요한 약속에 어디서 지각을 하고 앉았어?
미안. 조금 일이 생겨서.
?!
소냐, 주인공병 같은 거 있어? 늦게 와서 이목을 받아야만 만족이 되고, 막 그래?
하하, 그런 건 아니었어요. 주인공은 언제나 아이드 씨죠.
…….
오랜만이야, 로쟈.
뭐야? 둘이 아는 사이야?
고향 친구… 라고나 할까요. 그렇지, 로쟈?
너… 역시 아직도 유로지비의 리더를 하고 있는 거야?
글쎄, 아직 이라고 하기엔… 훌쩍 떠나버린 건 너 혼자였는데 말이지.
자자, 사설은 접어두고. 올 사람은 전부 모였으니까, 다시 한번 룰을 점검해볼게.
카지노 동시 입찰권을 가진 이 4명, 소냐, 아이드, 철공회, 그리고… 콩콩이파 보스의… 수상쩍지만 당당한 대리인…
게임 중엔 어떤 편법도 허용되지 않아. 걸리는 순간 바로 탈락.
당연하지만 소망력이랑 관련된 그 어떤 물건도 쓰면 안 되고.
걸리는 순간 내가 토막을 내버릴 것이여! 아주 조사불랑께!
…….
총 3판의 게임을 하고, 제일 칩을 많이 따는 쪽이 우승. 심플하지?
이긴 사람은 이곳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황금가지가 있는 지하로 내려가는 거야.
이전 카지노 주인이 미친 듯이 땅굴까지 파 내려가면서 얻으려고 했던 그 황금가지 말이야.
갑자기 원인 모를 이유로 급사해서 우리가 ‘운’이 좋게 공동 입찰자가 되었지만…
…뒤가 구리게 죽었다는 걸 우아하게도 표현하네.
하하, 로쟈. 너 아직도 그렇게 비아냥대고 다니는 거야?
…시끄러. 그런데 다들 황금가지는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이렇게 널리 알려져 있는 물건인지는 미처 몰랐는데.
이름 있는 조직들 사이에서는 다 아는 소문이었지. 여기에 묻힌 황금 가지를 얻으면… 모든 부와 영예를 다 가질 수 있을 거라고.
그러고 보니, 네가 부와 영예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네? 소냐, 너는 그런 것들을 멀리하라고 했던 것 같은데.
황금가지는 더 대단한 일을 할 수 있어, 로쟈. 내 목적은 그때나 지금이나 항상 동일해. 억압과 착취를 타파해서 부의 축적을 경계하는…
쟈, 쟈 또 어려운 말 시작하려고 한다. 누가 좀 말려줘라.
미안해요. 이러니까 옛날 생각이 나서요.
재밌다. 넌 도박과 돈이라면 사족을 못 썼고 나는 늘 말리는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서로의 목표를 걸고 각자의 패를 숨기는 사이가 되었네.
네 목표는 뭐지?
…이기는 거.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