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3D306B
싱클레어
그날은 크리스마스이브로, 온 마을에 종소리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을 때였다.
성야의 가호 아래에, 나는 돌아가서 가족들에게 나름의 고해를 해볼 생각이었다.
지하실 열쇠를 훔친, 바보 같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나는 다시 모범적인 아들로 돌아갈 것이라고.
그 시간 동안 나는 너무도 괴롭고 끔찍했다고. 내가 속한 세계가 얼마나 평화롭고 만족스러웠는지 절실히 깨달았다고.
그러면 가족들은 처음엔 잠깐 놀라겠지만 이내 날 그 낙원의 공간으로 받아들여 줄 것이다.
분명,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어…?
원래 같았다면 정문 앞에 설 때부터 나를 반겨줄 로봇 강아지의 소리가 들렸어야 했지만, 집은 고요한 밤 아래에 둘러싸여 있을 뿐이었고.
뒤이어 내가 마주한 건, 멸망에 뒤집혀 버린 낙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