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올라오자 태평히 우리에게 손을 들어 올리는 베르길리우스가 보였다.
이번엔 상대하기 조금 까다롭진 않았나?
누누이 말하는 거지만 당신이 도와주면 훨씬 빠르게 끝낼 수 있어~
나도 누누이 말하는 거지만 내가 도와주는 건 아무 의미가 없어.
저자들… 우리 더러 이단 신봉자라고 했어요. 대체 뭘 보고 그러는 거죠?
<일단 나를 봤던 것 같은데.>
못과 망치… 경험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가치라 말하는 날개.
뫼르소가 알 수 없는 말을 읊조렸다.
<경험?>
인간은 자신의 가치에 맞는 경험과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다... 그들은 경험에 대해 그렇게 말합니다.
그것들, 우리에게 관리자님의 머리를 내놓으라 했지.
그렇다는 건…
…그들이 또 온 거예요. 잊지 않았던 거죠. 그렇게, 찾아와서…
싱클레어는 이젠 거의 발작이라도 하듯 떨고 있었다.
로쟈가 이따금 안쓰러운 눈으로 쳐다보고는 있지만, 어찌할 도리를 모르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베르베르. 소리 나는 상자가 시끄러워.
…선발대에서 연락이 온 모양이군.
(치직치직치직) 여긴…(치직…)
(치직치직) 소드가… (치직…)
이리 줘.
에피, 여기는 버스다. 거기 상황은 어떤 것 같아?
…너희들은 이곳에서 모든 죄종을 짊어지고 정화되리라.
에피?
방금… 에피씨 목소리가 맞았나요?
아니, 그보다… 사람 목소리이긴 했나요?
휘파람…
싱클레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휘파람 소리가 들렸잖아요! 마지막에… 희미하게…
그런 게 들렸었나…
그 자식이 온 거에요! 마침내… 우리 마을까지 전부 죽이려고…
<진정해, 싱클레어. 휘파람은 뭐고 그 자식은 누군데?>
저를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그건 저를 부르는 메시지였어요!
그렇게 말하는 싱클레어의 얼굴에는 울분이 섞인 눈물이 미친 듯이 떨어지고 있었다.
잠깐만요, 저 앞에 아까랑 같은 자들이…
돌아가요…
<뭐라고?>
저희… 그냥 돌아가면 안 돼요? 가기 싫어요, 돌아가요 제발. 이제라도 운전대를 돌려서…
꼬맹이…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앞에 뭐가 있는데?
가면 안 돼. 전부 죽을 거야, 돌아가요.
에밀 싱클레어. 쓸데없는 소리를…
…….
오티스가 태연한 표정으로 손을 털고 있었다.
잠깐 기절할 정도로 복부에 충격을 가했을 뿐이다.
이번엔 박자가 맞았군, 당신. 내가 나설 뻔했어.
겁쟁이들은 전장에 필요 없으니까. 이대로 버스 밖에 버리고 가면 안 되는 건가?
<그건 좀… 심한 것 같아.>
…관리자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마뜩잖은 표정으로 오티스가 쓰러져 있는 싱클레어를 내려다보았다.
싱클레어가 겁이 많긴 했지만 한 번도 군말한 적은 없는 수감자이기도 했다.
이 정도로 강하게 거부한 적은 처음이었던 지라 계속해서 신경이 쓰이지만…
이유를 물어도 대답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닌 것 같아,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 게 신경 쓰였다.
잠시 후, 싱클레어는 정신을 차렸고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텅 빈 눈으로 창밖만을 바라보았다.
<…다들 싸우러 나갔어.>
죄송… 해요. 저도 갈게요.
짐 덩이가 될 순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