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바뀌었네요. 여긴… 어디였어요?
무슨 소리야 아능. 우리가 맨날 지나다니던 도로잖아.
아… 그… 네.
이곳은… 내 생업의 터전… 그곳의 근교요.
흠, 밤에는 연구를 하고… 낮에는 뭘 했는데?
나는 건축가였소.
오~ 건축가라… 근사한 일을 했네, 이상 씨.
근사하다라…
본래 이 거리에는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있었소.
많지는 않지만… 드문드문 눈에 밟히는 아이들이.
고작 버려진 공 하나로도, 그들은 웃음을 잃지 않았소.
나도 어린이들을 참 좋아하오! 참으로 순수한 생명이 아니오?
하지만 지금은 안 보이네. 어디로 간 걸까?
글을 배울 나이가 된 아이들은 여러 공장으로 끌려가오.
그중에 내가 만든… 내가 직접 설계한 공장도 있소.
이상…
효율적으로 사람들을 감시하는 일에 최적화가 된 구조였소. 노동자에게 박차를 가하기 더할 나위 없이 편리했고.
그들의 벌이가 썩 좋았으니, 나의 벌이가 퍽 좋았던 것은 무릇, 그때문일 테요.
…….
뭐, 그렇다고… 네가 그 돈을 보란 듯이 펑펑 쓰고 다니진 않았잖아.
구인회를 위해 전부 바쳤지.
…기억나세요? 제가 T사에서 직장을 구하고… 제일 처음 만든 기술이요.
인식표 말이지?
네, 미아가 된 아이들을 위해 만들었어요.
우습죠. 그걸 쓰면 부모와 감동의 재회를 할 아이들이 늘어날 줄 알았나 봐요.
그런데… 지금은 모든 공장에서 근로 시간을 관리하는 데 쓰더라고요.
심지어 그걸 만든 저도 그 인식표를 차고 일을 해야 한다니까요.
우리가 T사에서 이뤄낸 업적은 그런 것이었지.
그래서 나는… 거울 기술에 더 매달리게 된 것이오.
순수하게, 순수하게… 탐구에만 몰두하고 싶었으므로.
아무것도… 앗지 않을 수 있도록.
그런 것쯤이야, 수탈과 착취를 피하려고 T사에 건너갈 때부터… 짐작하고 있지 않았어, 이상?
당하지 않으려면 누군가를 대신 시켜야 한다는 것쯤은.
그러니 죄책감 가지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