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계도… 작동이 멈추면 아까처럼 폭발하는 거 아닐까요?
아니나 다를까, 멈춘 기계에서부터 불길한 노이즈가 들려왔다.
그러니까 너희가 내 기계를 두 번째로 죽인 거네. 그렇지?
어디 보자…
너희는 바닥을 기어다니는 것 밖에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바퀴벌레야.
괜찮아, 괜찮아. 이런 걸로 울컥하지 마, 그렉…
…별 생각 안 했어.
그러니까… 그렇게 계속 발발발 기어다니기만 하라고.
바닥의 면만 속 편하게 기어다니면 하늘 따위, 올려다볼 필요도 없잖아.
파악했다. 작동을 멈추면 자동으로 녹음된 목소리가 재생된 후, 수 초 내로 폭발한다.
무슨 의도로 제작되었는지는 불명이나, 기계들은 모두 동일한 메커니즘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리 녹음… 했다? 이건 예상 못 했는데…
하, 동네방네 놀림거리구만, 벌레 아저씨.
…온 세상이 억지를 부려가며 놀려대니 얼이 다 빠지네…
뭐야, 반응이 맛이 없네… 응? 뭐, 뭐야? 넌 왜 그래?
우욱…
<왜 그래 이스마엘? 괜찮아?>
네… 속이 조금 메스꺼워져서…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이제 괜찮아요.
저, 그런데 기술해방연합단체…는 어떤 성격을 띤 단체인가요?
그딴건 왜 궁금해하는 건가? 이름만 그럴듯한 테러 조직일 뿐, 우리가 그 가치관까지 알아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
하하. 알아두면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거잖아요, 오티스 씨.
저도 아는 바는 그다지 없습니다. 다만, K사 연구소 출신인 분 중 하나도 이곳의 주요 멤버로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입사하기 전이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분도 지금의 동랑 님처럼 최우수 직원상을 수여 받은 연구원이었습니다.
뭐야? 그런 걸 네가 어떻게 알아?
우수 직원 트로피 실에서 이름을 보았거든요. 그곳에 있는 이름들은 당연히 전부 알아둬야 하는 거 아니었나요?
거긴 왜 자꾸 들여다보는 거야…?
…최우수 직원씩이나 되었던 자가 왜 테러 조직에 가담을…
…….
아까 잠깐 보시지 않았나요. 저희 연구실을 신나게 박살 내고 계시던 분을.
딱 저와 슈렌느가 입사했을 무렵, 뭐랄까… 꽤 회사의 유명 인사였죠.
건너 들은 바로는 K사 기술의 한계까지 시험해 보고 싶다고 하셨다네요.
어느 날 돌연히… 연구소를 그만뒀다는 소문이 돌았었죠.
그 종착지가 이곳이라는 말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