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보셨을 수도 있겠지만… 마리르 라는 자입니다. 사실 예전에 B사 면접에서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뭐? 삼조 씨… B사 면접도 봤었어?
…물론 1순위는 K사였지만… 애초에 저 같은 영재도 되지 못한 범재들은 날개라는 날개에 서류라도 다 넣어 본단 말입니다.
마리르 라는 자의 주위에는… 처참하다고 표현하기에도 부족한 시체들이 보였다.
…….
이런, 잠시만요, 화장실 좀…
삼조가 창백한 표정으로 입을 틀어막고 달려 나갔다.
우리 연구원들은… 반항조차 하지 못했을 텐데요.
K사 직원들도 주먹 한 번 내지르지 않았던 내 동료들을 곤봉으로 으깼지.
우린 네 놈들의 대장을 찾고 있다. 어딨지?
내가 궁금한 건 너희는 어떻게 살아 있느냐야.
아, 그 개 같은 살인 기계들? 해치우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 폭탄은 좀… 아팠지만.
아니. 폭탄은 전멸 용도가 아니었어. 수단이었지.
란과 슈렌느의 계획에 변수가 생긴 거군. 너희, 정체가 뭐지?
잠잠히 있던 파우스트가 말을 꺼냈다.
기술이 없는 시대로 돌아간다 한들, 당신들은 안식을 얻을 수 없어요.
이미 한 번 기술이 주는 풍족함을 맛본 사람들은 그 이전의 시대를 견뎌 낼 수가 없죠. 부자들 사이에서 뒷골목 여행이 유행했던 것도 동일한 이유예요.
삶을 돌아보고 자신이 쥔 것에 만족하는 시간이 되는 것뿐, 그 시대를 거슬러 올라 살아갈 사람은 드물죠.
…그래서? 난 말이 많은 사람이 싫어. 설명해 주는 것도 질색이고.
저는 그다지 말이 많은 편은 아니에요. 그리고 제게 있어서 설명이 필요한 영역은 없어요. 견해의 차이가 궁금할 뿐.
…우리 중엔 워프 열차를 타는 사람이 없어.
더 이상 도시의 고기도 먹지 않지.
실체를 알게 되면 뒷골목 여행 같은 얄팍한 마음 따윈 가질 수도 없어.
음… 저보다 대단한 것을 아실 저희 집안 어르신분들은 너무 잘 이용하시던데요?
대중들은 무지해서. 직접 눈앞에서 보여줘도 대다수는 믿지 못해.
그래서 내린 결론이 이거냐?
다 없애 버린 후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세상에서 살게 해주기.
너 같은 놈들은 이해 못 할…
아니, 알 것 같은데?
좋게 말해도 말귀를 못 알아 쳐먹는 놈들이 대부분이라서.
여기저기 좀 뭉개지고 얼굴이 쥐어 터져봐야, 나 같은 놈한테도 공감이라는 걸 하게 되더라고.
그럴 땐 그냥 싹 다 부숴버리면 어떨까 싶어.
…….
만약 다음에 새 멤버를 뽑게 될 날이 있다면…
학력은 예외로 둬 보겠어.
히스클리프 씨가 학력을 밝힌 적은 없지만… 이해가 안 될 내용은 아니네요.
그래도 이런 방식은 선을 넘었죠.